◀ 하늘에서 바라 본 섭지코지.
제주 이곳저곳에 봄물이 올랐다. 어디든 고개만 돌리면 ‘콩당콩당’가슴 설레는 풍경이 겨우내 꼭꼭 감춰뒀던 방랑벽을 자극한다. 이런 봄, 제주에 즐거운 ‘보너스’하나가 생겼다. 연인들이 사랑의 흔적을 찾기 위해 제주도로 몰려들고 있는 것. 올 봄 베스트 테마는 4월초 종영을 앞둔 ‘올인’100배 즐기기다.

△중문 관광단지 ‘찜’=올인은 중문관광단지를 말그대로 ‘올인’(all in)했다. 인하(이병헌)의 생일날 수연(송혜교)은 작은 뮤직박스인 오르골을 전해주며 처음 사랑을 고백한다. ‘올인벤치’. 화면전환 때마다 이국적인 풍차가 돌던 곳이 바로 드라마 속 중문호텔인 롯데호텔제주다. 그 풍차 앞 연못가에 올인벤치가 있다.

올인벤치는 제주 신라호텔 앞 ‘쉬리벤치’와 함께 2대 명소로 급부상했다.
풍차 뒤편 통나무로 엮은 작은 전망대는 밑바닥 생활을 하던 인하가 카지노의 피트보스로 승진한 뒤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찍었던 곳이다.
롯데호텔의 로비 라운지는 인하와 수연이 성인이 돼서 처음 만나는 곳.
호텔 지하 직원교육장에서는 일본어 시험을 치르던 중 인하와 수연이 첫 키스를 나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인하와 수연이 산책을 하던 중문해수욕장이 있고 해수욕장 양끝으로는 인하의 사무실로 나오던 국제컨벤션센터와 드라마 속 씨월드호텔인 제주 하얏트호텔이 자리잡았다.

씨월드 카지노로 나왔던 제주 하얏트호텔의 1109호 스위트룸은 정원의 집무실로 이용되는 곳이고 바에서 술을 마시던 장면들은 아일랜드 라운지에서 단골로 찍었다.

드라마의 주무대는 최근 신라호텔(한라호텔)로 넘어갔다. 4월3일 종영 때까지 주요 촬영지로 쓰이게 되며 직접 촬영장면을 지켜볼 수도 있다.
이곳 호텔들의 산책로만 둘러봐도 ‘추억의 올인’을 담아내는 데 충분하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침실 엿보는 것만 제외하면 모두 공짜라는 점.

△아, 거기! 섭지코지=드라마 ‘모래시계’가 정동진을 명소로 만들었다면 섭지코지는 올인 때문에 분주해졌다. ‘섭지코지’란 바닷가에 붙은 좁은 땅이라는 뜻. 언덕을 오르면 수연의 숙소인 성당이 눈앞에 펼쳐진다. 미국에서 돌아온 인하가 남몰래 언덕에서 수연을 지켜보던 바닷가 초원이 있다.

진한 추억의 무대에 두 주인공의 삶터가 될 하얀 2층집이 터를 잡았다. 인하는 수연을 업고 가며 “방 하나 더 만들테니 들어와 살아”라며 청혼을 했다. 인하가 수연에게 집 열쇠를 건네주는 드라마 라스트신이 2층집을 배경으로 촬영될 예정이다.

표선을 지나 12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면 또 하나의 드라마 속 배경과 만난다. 신영영화박물관 옆에 위치한 ‘감독의 의자’라는 카페.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늑한 카페에서 최정원(지성)과 수연이 차를 마셨다.

영화박물관 북쪽 샤인빌리조트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온 인하가 리에(유민)에게 골프도 치며 프로 갬블러의 생활을 배웠다.
모슬포의 천사의 집에서는 인하가 고아원 아이들을 목욕시켜주는 신이 촬영됐고, 도두항은 성인이 된 인하와 최정원이 처음 만나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지난 22일 개관한 국제컨벤션센터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인하와 정원이 서로의 실체를 확인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제민일보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