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신흥리 바닷가에 소재한 ‘신흥리 방사탑 1호(제주도 민속자료 제8-10호)’가 지역주민에 의해 훼손됐다.

조천읍 신흥리(이장 이효선)는 태풍 ‘루사’로 인해 서북쪽이 무너진 ‘신흥리 방사탑 1호(1995년 8월 지정)’를 제주도문화재위원회의 허가없이 포클레인으로 돌을 쌓아 엉터리 보수를 해놓았다.

이효선 신흥리장은 “조그만 돌로 쌓다보니 탑이 허물어진 것 같아 큰 돌로 방사탑을 쌓게 됐다”며 “조천읍으로부터 예산 300만원을 지원받아 보기좋게 보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신흥리장이 보기좋게 보수했다던 신흥리 방사탑 1호는 그 원형이 완전히 상실돼 있었다.
28일 신흥리 포구 밖 앞 암반 위에 새로 세워진 ‘신흥리 방사탑 1호’는 군부대의 ‘참호’를 연상케 했다. 방사탑 외곽은 자잘자잘한 돌 대신 비석 크기의 굵은 돌로 채워져 있었다. 탑은 본래 모습을 잃어버렸고, 탑의 규모도 더 커져버렸다.

이 ‘방사탑’은 해안 북쪽에 마주한 ‘신흥리 방사탑 2호’와 비교할 때, 그 변형 정도를 또렷이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한 문화재위원은 “어떻게 문화재 심의 없이 함부로 보수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며 “신흥리 방사탑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제주도.한국의 문화유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 신흥리장은 “지역주민 모르게 제멋대로 문화재를 지정해 놓고, 무슨 문화재 보호냐”며 “문화재로 지정된 줄 몰랐고, (문화재 무단현상변경은) 문제 될 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보호법에는 지정문화재의 경우 현상을 변경할 때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얻도록 규정돼 있으며, 허가없이 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기타 관리.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제주일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