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의 돌은 검기만 한 게 아니다. 구멍만 숭숭 뚫린 게 아니다.

섬의 역사만큼 기묘하고 다양한 형태를 띤다. 화산섬이 폭발할 때 떨어진 덩어리들이 갖가지 형상으로 제주섬을 옹긋봉긋 빚어 놓았고, 그 덩어리의 덩어리도 가만 나앉지 않고 제 멋을 부리고 있다.

그리하여 제주의 수석은 강가에서 매끈하게 다듬어진 육지부의 강 돌과 다른 빛깔이다.

제주의 종합박물관인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이영배)이 이런 제주산 수석들의 기기묘묘한 형상과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 수석전을 마련, 눈길을 끈다.

5일부터 5월 29일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제주화산이 빚어낸 수석’이란 이름으로 마련한 제75회 박물관 특별전이 그것.

전시될 작품은 대한민국수석인총연합회 제주도지회(지회장 변영석)의 8개 단체 수석회원이 탐석한 제주산(産) 돌로, 모두 70여 점이 전시된다.

참여한 수석단체는 만석수석회, 연미수석회, 이어도수석회, 제주산수회, 제주소석회, 제주정석회, 한라애석회, 서귀포수석회다.

수석은 11가지 형태로 분류돼 전시장에 단장된다. 소용돌이 치면서 형태를 이뤄 돌개바람을 연상케 하는 ‘돌개구멍’형 수석,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덩어리가 공중으로 회전하면서 떨어진 ‘화산탄’형 수석, 현무암이 바닷물에 부딪혀 약한 부분이 집중 침식된 ‘차별침식’형 수석이 있다. 탑동 먹동처럼 화산체가 물을 만나 급히 굳어 매끈해진 ‘급냉 현무암’, 중산간 작은 용암동굴의 용암방울이 떨어져 만들어진 용암의 결정체인 ‘용암석순(일명 신비석)’, 백록담 서쪽 벽면과 산방산 일대에 있는 희뿌연 검은색의 ‘조면암질 용암석’도 나온다.

이들 수석은 주인의 눈썰미에 따라 새, 매, 계곡의 폭포, 장닭, 물개 등 갖가지 형상으로 변신한다. 수반 장식에 따라 한라산 백록담, 혹은 초가집, 동네의 조그만 산이 되기도 한다.

개막 5일 오후 2시.문의 (753)8771.
<제주일보발췌>